[개웹툰] 여중생A

by 잠잘까 posted Jun 0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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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을 많이 보는 편은 아니었는데 최근 한달간? 네이버 웹툰을 몰아봄.

솔직히 난 웹툰을 안보는 편이라 약간 편견이 있었는데, 최근 보면서 내가 정말 헛살았구나 싶을 정도로 뛰어난 만화들이 많더라. 인기 많다던 '신의 탑'도 유치뽕짝으로 여겼는데 막상 보니까 세계관이 참 잼나고 ㅎㅎㅎㅎ



그러다가 여중생a를 봤는데....ㅎㅎㅎ
이제까지 살면서 본 모든 만화책 of 탑10에 들어갈 만큼 굉장히 인상적이네 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안봤으면 후회할뻔.



여중생인 장미래의 시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성장물 만화.
물론 성장물이라고 하기엔 좀 암울함 ㅠㅠ


가장 좋은 건 심리묘사. 상황을 제시해서 주인공의 심리를 묘사하기 때문에 더 극적으로 느껴지더라. 거기에 주인공의 혼잣말은 비극을 더해주고...ㅠㅠ 주인공이 극 중에서 꽤 안타까운 상황이 많이 펼쳐지는데 그때마다 '그럴 수 밖에 없다'라는 개연성을 참 잘 설정했어. 물론 이해가 어려운 사람들도 있겠지만, 난 그게 참 이해 감....


그리고 이 만화는 제목과 달리 성인인 사람들이 보면 좋은 웹툰. 극 중 주인공인 장미래가 은따로 나오는데... 훔. 뭐랄까. 학창시절 자기를 괴롭힌 혹은 괴롭혔던 사람들은 물론이거니와 자신의 행동이 상대방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느낄 수 있는 만화야. 꼭 내가 직접적으로 가해를 한게 아니라도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걸 알려주지.



난 어릴 적에 무속인인 어머니를 둔 친구가 있었어. 처음 놀땐 그런 사실을 전혀 몰랐고 나중에 알고 나서도 뭐 딱히 변화는 없었어. 그러다가 한 1년? 지나니까 학교에 안좋은 소문이 돌더군. 걍 무당이 나쁘다? 뭐 이런거. 근데 그 어린나이에 무당이 뭐가 좋은지, 안좋은지 그런걸 판단할 재주가 있을리가. 그냥 '아....좋아하면 안되는 거구나' 했지. 근데 어처구니 없는건 처음에 무속인이란 걸 알았어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그게 안좋다라는 인식이 퍼지자 자연스럽게 그 친구와 멀어졌어. 군중심리를 통해 그 친구를 멀리 한거지.

그렇다고 내가 그 친구를 놀리거나 괴롭힌건 없었지만.... 결국 난 별 일도 아닌 걸로 그 친구를 버렸지. 지금 생각하면 참... 그러면 안되었는데...


이런 것처럼, 여중생a는 아이들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에 잘못된 상황자체를 마냥 해당 인물들에게 전가시키기 어려워. 그래서 캐릭터들이 굉장히 입체적이야. 덕분에 독자들만 답답하지. 너무 가슴 아파서. 이해가 되니까.



스포일수 있으지 요기소 패스하려면 뒤로가기.









이 웹툰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50화 넘어가면서 장미래가 극장에 가게 돼. 뭐 위에 스포라고 썼으니 다들 알겠지만..ㅎㅎ. 아시다시피 장미래는 집안에서 학대를 당하는 아이지. 그 아이가 영상으로 학대당하는 장면을 보면 무슨 느낌일까 하고 해당 영화를 봤는데....

바로 화장실 가서 토하더라. 난 이 장면 보면서 바로 울컥했어...극 중 상황이랑 전혀 다르지만 난 비슷한 상황에서 헛구역질 한 경험이 있거든. ㅎㅎㅎㅎ...


안좋은 상황을 몸으로 느끼는게 아니라 사진, 영상물로 보게 되면 참....뭐랄까 역겨워. 내가 당할땐 내 모습이 안보이니까 모르지만 그걸 영상으로 보면, 당하는 혹은 경험하는 상황이 참...끔찍하거든. '내가 이렇구나.'는 걸 바로 느끼면서 나 자신을 추악하다고 여기지.


작가가 어떤 생활을 보냈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상황들을 참 많이 넣어놨더라. 친구들이 나에게 접근 하는 이유를 무조건 찾아야 하고 (애는 왜 나에게 접근할까), 짝사랑을 할때 모습들 (잠자기 전에 항상 그 or 그녀를 그리기) 비관적인 상황을 생각하기 싫어서 좋은 상황을 매일 그려나가기. (현실도피) 그외에 나이를 불문하고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행동들.


이해나 공감한다기보다 그런 것에서 향수를 느낀다고 해야하나 ㅋㅋ.... 어린 아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만화를 그리고 있지만 성인독자층들이 참 좋아할, 아니 슬퍼할 수 있는 웹툰 같아. 꼭 누굴 괴롭히거나 당하지 않더라도 다들 비슷한 경험들이 있거든.




현재 주인공의 상황이 기승전결 중 전에 해당하는 상태라 거의 클라이막스에 다다랐는데...나도 여느 독자와 마찬가지로 '미래'가 밝은 모습으로 성장했으면 좋겠음....ㅠㅠ


걍 자기전에 주절주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