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사견임을 밝힙니다.)
총선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여기저기서 투표를 독려하는 아이디어들도 나오고 있고...
한편으로는 정치혐오로 인해 투표율이 역대 최저이지 않을까 우려하는 뉴스들도 나오고 있지.
투표율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마다 좀체 빠지지 않는 이야기들이 있어.
바로 20대들의 투표율에 관한 이야기다.
주로 하는 이야기들이란
'너희 20대들은 투표율이 가장 낮은 세대고, 그래서 지금 (이 나라가/ 너희를 위한 정책이 없는 현실이) 이꼴인거다'
라는 일종의 가르침(?)이고 훈계(?)들인데...
근데 이말은 반만맞고 반은 틀렸다고 봐.
물론 전체세대들 중에서 20대 투표율은 상대적으로 가장 낮아. 그걸 틀렸다고 하지는 않지.
보통 20대들 투표율이 낮다고 선전(?)할 때 대개 보이는 숫자들이 37.1% 같은 수치들이란 말야.
'봐봐 너네 이래놓고 불평할래?'라고 쓰기 좋은 아주 낮은 숫자들....
근데 저거 어떤 선거인지는 잘 안알려주고 주로 숫자만 냅다 던져주고 가르치려고 드는 자료들이 대부분이다?
저 37.1%라는 20대 투표율이 있던 선거, 어떤 선거였고 전체 투표율은 얼마였는지 궁금하지 않아?
저건 2010년의 제5회 지방선거에서의 청년들 투표율이고, 해당 선거 전체투표율은 54.5%였어.
근데 전체적으로 낮았던 투표율 얘기는 쏙 빼놓고 청년들이 유독 낮았다만 부각시킨다고.
혹시나 하는 횽들을 위해서 지난 대선 투표율도 가져와볼께.
박근혜가 당선되었던 18대 대선 전체 투표율은 75.8%였고, 당시 20대들의 투표율은 65%였어.
이 투표율은 '낮은'투표율일까? 물론 어르신들이 대선때마다 찍으시는 80%이상보다 낮긴 하지.
근데 항상 20대들의 저조한 투표율을 언급하면서 저것보다 훨씬 낮다 못해 바닥을 기는 투표율 자료만 가져다 놓고 훈계하는건 영 맞지 않은것 같단 말이지.
뭐 그래 투표율자체로만 놓고 보면 "타 세대나 전체투표율에 비해 낮은것은 일단 사실"이라고 양보해보자고.
그럼 저런 이야기를 왜 할까 생각해보면,
"너희들이 투표 다 했으면,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지 않았을거다 / 새누리가 다수당이 되지 않았을거다"라는 기대가 있을거란 말야?
근데 정말 20대들이 투표율이 100%를 찍거나 했다고 결과들이 달라졌을까?
내 대답은 "글쎄올시다"거든?
우선 첫번째로 전제부터 글러먹었어.
"20대들이 야권성향이니 다 야권을 찍을것이다"라는 전제가 깔린셈인데...
아니 하다못해 60대이상 어르신들중에서도 야권지지다는 일정비율로 나타나는 판국에 청년들중에서는 여권성향이 없을까?
암만 세대론으로 정치공학을 짜기도 한다지만 지나친 기대가 아닌가?
뭐 그래 기적적으로 그럼 "20대들이 모두 야권성향이고 20대 투표율도 100%"라는 에디터스러운 가정법을 세워보자고.
그런다고 해서 과연 20대들의 표로 뒤집을수 있었을까?
일단 그럼 2012년 대선 당시 인구수를 좀 가져와볼까?
우선 당시 전국 20대 인구수는 6,626,948명이야.
그리고 항상 그 대척점(?)즘으로 설정되는 60대이상 어르신들의 인구수는
60대 4,328,536 + 70대 2,970,343 + 80대 965,091 + 90대 132,036 로 총 8,396,006명이야.
90대를 뺀다고 하더라고 8,263,970명이라고.
당장 머릿수로만 봐도 6,626,948 vs 8,263,970 이라고.
물론 60대 이상 어르신들이 전부다 여권 성향은 아니시겠지만, 저분들의 80%라고 하셔도 6.611,176명이지.
6,626,948 vs 6.611,176 이렇게만 보면 겨우 아슬아슬하게.
근데 투표를 20대랑 어르신들만 하는게 아니잖아? 30대, 40대, 50대라는 변수들은 훨씬 복잡해.
그럼 20대가 기적적으로 100% 야권을 찍는다고 한들, "야권이 이길것이다"는 가정은 성립하기 어려워지는거지.
좀 양보해서 표현해봐야 "20대가 다 몰아줘야 겨우 게임이 될까말까 한다"라고 쳐줄 수 있을껄?
근데 다시 현실로 돌아와보자고, 20대들이 전부 야권성향도 아니라고.
그런데 20대의 투표율이 낮은걸 탓한다고 이길수도 있는것도 아냐.
쉽게 말할게, 20대들은 정치인들에게 "표"로서 매력이 없어.
그러면 정치인들은 어떤 정책을 주로 만들게 될까?
다 끌어모아보아야 어르신들 인구 합친것보다도 안되는 청년들을 위해서 정책이 나올까?
게다가 청년들 입맛 맞추기 까다롭다는 것도 알고 있지. 아직은 상대적으로 다른세대보다 부패에는 민감한 편이거든.
당장 표 얻기 쉬운 어르신들을 위한 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훨씬, 압도적으로 높은거야.
(그마저도 어르신들 기만하는 뱉고보자 정책이 훨씬 많지만)
그럼 왜 20대들의 투표율이 낮다고 자꾸 훈계질인걸까?
난 그저 야권지지자들중에 있는 어른세대들의 무책임이라고 밖엔 읽혀지지 않아.
선거는 졌고 어디에다 분은 풀어야겠고, 제일 만만한게 세대별 투표율줄 가장 낮았던 20대가 타깃이 되는거지.
철없는 애들로 만들면 그만이거든. 너희들이 철이 없으니까, 투표 안하고 놀러가니까 너희들을 위한 정책이 없다고 합리화하고.
이번 총선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어.
여든 야든 막장드라마 보는 것 같은 하루하루가 흘러가고 있으니 어떤의미에선 팝콘챙기기 좋은 선거기도 한거 같아ㅋㅋ
다만 한가지는 당분간은 청년들을 위한 정책이 나오기 어려운 선거판이라고 생각해.
당장 청년들의 "표"의 힘이 정치인들에게 매력적이지 않거든.
절대적인 수에서도 부족하고, 투표율도 다른세대에 비하면 낮은편이고,
뭐 그래서 "청년투표율을 올려서 정치인들에게 청년표의 중요성을 알려주자"라고 하는게 최선일지도 모르지.
근데 한편으로는 과연 청년들이 투표하고 싶을 만한 정치인, 정당이 있는지 생각해보면 참 암울하기도 하고.
결론이 참 그렇지만 청년정치를 생각하면 안좋은의미로 무한궤도를 타고 가고 있는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총선은 또 20대 책임론이 나올지, 아니면 뭐가 또 새로운게 나와서 청년들을 훈계질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