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번역]12월 23일자 안영학 매거진

by VKRKO posted Dec 23,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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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정확한 번역은 국내판 포포투 2016년 1월호에 실릴 예정이니 그 쪽을 참고해주시길.

혹시 안영학 선수 응원하고 싶은 사람은 트위터로... 

 

 

 

 

 

 

안녕하세요.

 

최근(12월 10일 현재), 일본에서 진행되고 있는 FIFA 클럽월드컵 개막전을 보며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개최국 대표이자 이번 시즌 J리그 챔피언에 빛나는 산프레체 히로시마와, 오세아니아 대표 오클랜드 시티 FC의 경기입니다.

 

2-0으로 산프레체 히로시마가 리드하고 있네요.

 

오클랜드에는 신체능력이나 개인기가 뛰어난 선수가 몇 있고, 한국인과 일본인 선수도 주력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저도 실제로 몇번 맞붙어 봤던 산프레체 히로시마 선수들을 상대로 어떤 경기를 보여줄지 흥미 깊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오클랜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분투했만, 역시 J리그 챔피언인 산프레체 히로시마의 팀 완성도나 경기운영 능력 앞에 2-0으로 무릎 꿇고 경기가 끝나버렸네요.

 

 

 

저는 2011년, 가시와 레이솔에 있을 무렵 클럽 월드컵에 참가한 적이 있습니다.

 

시합에 나서지는 못했지만, 대단한 팀들의 경기를 직접 눈앞에서 보며 큰 자극을 받았었습니다.

 

특히 당시 네이마르가 뛰던 산토스 FC와의 경기는 무척 수준 높은 경기였습니다.

 

가시와 레이솔은 산토스를 상대로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줬고, 몇번 찬스도 만들었습니다만, 네이마르의 월드클라스 골에 의해 경기 흐름은 한번에 넘어가버리더군요.

 

90분 내내,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을 시합으로 기억하고 있지만, 플레이 하나로 시합의 흐름을 바꾸고 팀의 승리를 이끈 네이마르의 엄청난 플레이를 직접 볼 수 있었던 건 제게 큰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결승전에서 바로 그 산토스를 압도하고 우승한 FC 바르셀로나의 플레이는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이었습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브라질, 포르투갈, 코트디부아르 등의 강호와 맞붙었던 제 경험에 비추어 봐도, 조직력이나 팀 완성도 측면에서 클럽이 대표팀을 상회하고 있었습니다.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이야기겠지만, 만약 그 당시 바르셀로나가 월드컵에 출전했더라면 분명 우승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보는 사람에게 충격과 환희를 안겨 주는게 바로 FIFA 클럽 월드컵입니다.

 

 

 

이번에 저는 신세지고 있는 선배의 권유를 받아, 요코하마 국제종합경기장에서 열리는 결승전을 보러 갈 예정입니다.

 

당연히 제가 생각하는 우승후보는 바르셀로나입니다.

 

MSN이라 불리는 강력한 쓰리톱을 시작으로, 이니에스타와 부스케츠, 바르셀로나를 상징하는 두 미드필더에, 이들 뿐 아니라 모든 선수가 최고수준의 팀을 구축한터라 아무리 보고 있어도 질리지 않을 정도입니다.

 

이제는 바르셀로나의 핵심 선수가 되어 활약 중인 네이마르가 부상 때문에 결승전에 나올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그래도 결승까지는 올라오겠죠.

 

결승전은 남미대표 리버 플레이트와 대결할 거라 예상합니다만, J리그를 대표해 출전한 산프레체 히로시마 선수들이 바르셀로나와 맞붙는 모습도 꼭 보고 싶습니다.

 

12월 20일 저녁 7시 30분, 세계 최고 클럽을 정할 결승전을 확실히 눈에 담아두도록 하겠습니다.

 

 

2015vsooita_480.jpg

 

 

제 이번 시즌 이야기도 해볼까요.

 

저는 요코하마 FC 소속으로 두번째 시즌을 보냈습니다.

 

올해는 재활로 시작한 한 해였습니다.

 

3월 개막전에 맞춰 복귀할 예정이었지만, 개막전은 커녕 4월에 다리 통증이 재발해 수술까지 받았습니다.

 

연습에 복귀한 건 8월이었고, 시합에 다시 나선 건 9월.

 

선발로 출전한 건 부상을 당하고 딱 1년만인 11월 1일이었습니다.

 

지난번 칼럼에도 적었습니다만, 그 후 시합에서 팀 승리를 이끄는 골을 넣어 시즌 막바지에 조금이나마 팀에 기여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즌 42경기 중 7경기에만 나섰고, 선발은 고작 3경기에 불과한 초라한 성적입니다.

 

 

 

시즌이 끝나고, 1년 계약이었던 저는 재계약 불가 통보를 각오하고 협상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37살이라는 나이에, 이 정도 성적으로 제가 주장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구단에서는 다음 시즌에도 팀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말해주셨습니다.

 

막바지 몇경기에서 보여준 경기력이 좋았고, 제가 축구에 임하는 자세가 젊은 선수들의 모범이 된다고도 말해주셨습니다.

 

아직 계약이 완료된 건 아니지만, 저는 다음 시즌에도 요코하마 FC에서 뛸 생각입니다.

 

다음 시즌에는 꼭 팀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온힘을 다할 생각입니다.

 

팀을 위해, 팬을 위해, 응원해주시는 분들을 위해, 그리고 제 꿈을 위해, 다음 시즌에는 큰 승리를 이뤄낼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