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번역]10월 22일자 안영학 매거진

by VKRKO posted Oct 26,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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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정확한 번역은 국내판 포포투 11월호에 실릴 예정이니 그 쪽을 참고해주시길.

혹시 안영학 선수 응원하고 싶은 사람은 트위터로... 

 

 

 

 

 

안녕하세요.

 

지난호 칼럼부터 제 사진이 바뀌었습니다.

 

여러분, 다들 알아차리셨었나요?

 

3년 넘게 같은 사진을 쓰고 있었기에 사진을 바꿔볼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부산에 있을 때 신세를 졌던 대한민국 No.1 카메라맨 분이 한국에서 직접 사진을 찍으러 와주셨습니다.

 

이전 사진과는 다르게 옷도 제대로 갖춰입고, 표정도 꽤 괜찮게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조금 나이를 먹었구나 하고 저 스스로도 생각하게 되네요, 하하.

 

독자 여러분, 거짓말이라도 좋으니 [하나도 안 늙어보여요!] 라던가, [이번 사진이 더 멋지네요.] 라고 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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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사진을 새로 바꾸고 심기일전한 덕인지, 저는 지난달, 11개월만에 J리그 무대에 복귀할 수 있었습니다.

 

긴 재활을 거쳐 오랜만에 밟은 홈 스타디움 그라운드는 최고였습니다.

 

후반 35분 교체투입되었었지만, 경기장에 들어서는 순간 서포터들이 보내준 엄청난 박수와 성원에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출전시간은 고작 10분 남짓이었지만, 저는 전력을 다해 뛰었습니다.

 

경기 종료 휘슬과 동시에, 간만에 거둔 승리에 팀 동료들을 끌어안으며 기쁨을 나눴습니다.

 

두 달 가까이 승리하지 못했던 팀이 드디어 승리를 거뒀기에, 서포터들도 하나 되어 큰 성원을 보내주셨습니다.

 

리그는 이제 6경기 남았습니다.(10월 21일 현재)

 

한 경기라도 더 많이 출전해 팀의 승리에 공헌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그런 각오를 다진 저입니다만, 이번달 37살이 되었습니다.

 

제가 뛰고 있는 요코하마 FC에는 일본 축구계의 레전드인 48세의 미우라 카즈요시 선수가 있습니다.

 

그분 덕에 요코하마 FC의 30대 선수들은 나도 아직 젊구나 하는 마음가짐으로 뛰고 있습니다.

 

48세의 선수가 매일 누구보다도 열심히 축구에 몰두하는 걸 보면, 저도 머릿속에서 나이는 지워버리게 됩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축구계에서 37세가 되면 당장에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죠.

 

하지만 저에게는 아직 꿈이 있습니다.

 

그건 다시 한 번 조국의 국가대표가 되어,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하는 것입니다.

 

2018년에 저는 40살이 됩니다.

 

하지만 나이는 꿈을 포기할 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기나긴 재활을 이겨낸 것도, [다시 한 번 조국의 국가대표로 월드컵에 나가고 싶어.] 라는 강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2002년 처음으로 국가대표로 선발됐던 저는, 그 후 2006년 독일 월드컵, 2010년 남아공 월드컵,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3번의 월드컵에 도전하고 싸워왔습니다.

 

그 중 두 번은 예선에서 떨어졌고, 한 번은 본선에 나갈 수 있었죠.

 

염원해 왔던 월드컵이라는 꿈의 무대에 서서, 브라질, 포르투갈, 코트디부아르라는 강팀들과 맞붙었던 남아공 월드컵이었습니다.

 

하지만 3전 전패라는 결과에 저는 만족할 수 없었습니다.

 

다시 한 번 이 무대에 서서, 승리를 따내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나이를 생각하면 마지막일 것이라는 각오로 임했던 브라질 월드컵 때는 최종예선조차 진출하지 못했고, 대표팀 최연장자임에도 아무 것도 못한 자신이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로부터 시간이 흘러, 어느새 6개 대륙 중 UEFA를 제외한 5개 대륙연맹에서 러시아 월드컵 예선이 시작되었습니다.

 

아시아 예선에서 한국이나 일본은 조 1위를 달리고 있어, 최종예선 진출은 아마 따놓은 당상일 겁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도 4경기를 치룬 현재, 조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강호 우즈베키스탄과 같은 조라 마지막까지 마음을 놓을 수는 없겠습니다만, 어떻게든 1위로 최종예선에 진출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지금 대표팀에는 젊은 선수들이 많고, 새로운 얼굴들이 대부분입니다만, 저와 함께 남아공 월드컵에서 뛰었던 선수들이나 브라질 월드컵 예선에서 뛰었던 선수들도 아직 있습니다.

 

또, J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재일동포 선수들도 있습니다.

 

제 고등학교 후배이기도 한 안병준 선수(25세, 제프 유나이티드 치바)와,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조건 대표로서 준우승에 공헌했던 리영직 선수(24세, V 바렌 나가사키) 입니다.

 

그들의 활약을 보며 선배로서 기쁘기도 하고, 같은 선수로서 자극도 받고 있습니다.

 

 

 

월드컵까지는 무척 험난한 길이 되겠지만, 저는 아직 그 길을 걷고 싶습니다.

 

그리고 여러분과 함께 다시금 꿈을 꾸고 싶습니다.

 

그걸 위해서라도 우선 요코하마 FC에서 경기를 뛰고, 아직 선수로서 제가 가진 가치를 증명해야만 하겠지요.

 

앞으로 이어질 꿈을 향해, 내일부터 다시 전력을 다해 축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