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감한 이야기지만 KB 이야기좀 할께

by 고양시민축구단 posted Jun 27,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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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내가 쓴 글에 대해 일일히 답글 못달아준거 미안해

나도 사회생활 하다보니 즉각적으로 답변 내리기가 힘들었음


그때 쓴 글 중 안양 연고이전이라는 말에 대해서 다들 민감해하는거 같은데 그 것에 관련해 KB 국민은행에 대한 이야기좀 하려고함


다들 알다시피 고양에는 고양KB라는 축구팀이 존재했어 2012년까지

이 고양KB라는 팀은 2006년 시즌 우승하면서 K리그 승격의 기회를 얻게되는데 우승하는 당일날 국민은행 전략기획본부장이 경기장에서 인터뷰를 했는데 무슨 내용이였나면

"K리그 승격과 관련해서 아무것도 협희 된 것이 없다."라는 내용이었지

그 전까지 KB는 당연히 K리그 갈 것처럼 행동을 했는데 팬들은 이게 뭔 뜬금포냐면서 설마 그러겠냐는 반응이었고

설마는 사실이 되어서 KB는 K리그 승격거부를 하게되지


KB가 승격거부를 했을때 내새운 이유가 은행법상 금융권팀은 프로구단을 소유 할 수 없다고 하는데 금감원에 우리가 문의했을때 다른 형태로 충분히 프로팀을 만들 수 있다는 답변을 얻었어

사실 승격거부의 직접적인 원인은 이익이 나지않는 K리그에서 국내 1위 은행인 KB가 엄청난 손해를 감수하면서 K리그 하위권에 맴도며 굳이 자기 은행 이미지를 깎아내릴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비춰졌지


우리 고양팬들은 내셔널리그 연맹 사무총장도 만나보고 KB직원들도 만나봤지만 단 한명 누구한테도 공식적인 사과같은것도 얻지 못하고 그냥 그렇게 됐다는 얘기만 들었지

이후 우리는 KB 경기때마다 KB가 고양시에서 떠나길 바라며 反KB 운동을 펼치게 되었고 각종 대표팀 경기에서 항의 배너를 걸어놓기도 하고 경기장 난입까지 감행했지

KB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어 TRI 경호업체를 고용해 우리와 싸움을 붙게 만들었고 실제로 TRI와 육탄전까지 벌이기도했었지

또한 사내 직원들을 끌어모아 KB 서포터즈를 만들어서 시위하는 우리를 방해하기도 했지


고양팬들은 경기장에서만 싸우지 않고 경기장 밖에서도 이 사태에 대해 알리며 K리그 팬들에게 부당함을 호소했고 K리그 서포터즈 연합과 붉은악마 이름으로 성명서를 만들기도 했고

K리그 서포터들과 모여 이 사태에 대해 토론하는 간담회자리도 만들었는데 그때당시 참석해준 팬은 정말 극소수였는데 그중 안양이 있었어

사실 나는 그때 국민은행 본사 앞에서 1인시위 중이라 참석하지는 못했는데 나중에 그 안양팬을 만났을때 정말 감사한 마음이 컸지


이후 고양팬들은 고양시민축구단 창단준비위원회로 방향을 틀어서 고양시민축구단 창단에 도움을 보탰고 그 결과 고양시민축구단이 창단했어


그리고 2011년 보레아스(고양 지지자 단체)는 다시 고양시민축구단을 떠나 KB를 지지하기로 결심하고 별무리구장을 떠나게돼

이때 나는 군 제대후 경기장 오니 아무도 남지 않게되었고 홀로 다시 지지자 단체를 재조직해서 보레아스는 KB, ULTRAS MAGPIE는 고양시민축구단을 지지하게 되지


나는 지금도 국민은행 CD기도 이용 안할 정도로 국민은행을 정말 증오하는 사람인데 고양에 KB가 아직도 남아서 저렇게 활동하는 것을 봤을땐 뭔가 복잡미묘한 감정이 앞섰지 마치 옛 애인을 바라보는 느낌이랄까


아무튼 뭐 이러다가 2012년 KB는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하게 되고 챔피언결정전 2차전이 열리기 전 충격적인 발표를 하게돼

'KB 축구단 해체 후 안양으로 이전'

솔직히 나도 이 기사 보고 엄청나게 벙쪘는데 보레아스 사람들은 더 벙쪘을꺼야

자기가 지지하는 팀이 하루아침에 없어지고 안양으로 간다고 하니깐

얼마전 안양에서 열린 잠비아와의 A매치도 안양에 팀이 생기길 바라는 마음으로 직접 찾아가서 보기도했는데 뭔가 허망한 느낌이었어


정확한 내용을 보니 안양에 신생팀이 창단 준비중인데 KB가 구단을 해체하며 3년간 30여억원의 후원과 인적 물적자원 (코칭스탭, 선수)을 지원한다는 내용이었는데

이게 우리가 받아들이기에는 사실 연고이전과 다를게 없었거든

그리고 이 기사가 터지고 바로 안양 RED에서 올라온 글 중 KB와 안양은 서로 Win-Win 이라는 내용의 글을 보고 엄청나게 격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지


안양도 LG때문에 연고이전의 아픔을 겪었는데 또다른 연고이전 아닌 연고이전으로 아픔을 치유하는구나 하는 느낌이었어


결과적으로 안양은 연맹지원금 30억을 포기하고 코칭스탭은 그대로 넘어갔지만 선수단도 드래프트 형식으로 뽑아가며 신생팀의 이미지를 굳히고자 했지 

(프론트도 다 가는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나보네 이전 글에 쓴 내용 잘못 알았음)


KB의 마지막 경기날 나도 그 경기장에 찾아갔는데 KB는 인천코레일에게 패하며 우승컵을 내주게 돼

경기 후에 KB선수들이 단체로 울며 인사하는데 괜히 나도모르게 눈물이 울컥하더라

이렇게 눈물바다를 이루며 KB는 고양시와의 관계를 청산하게 되었고 공식적으로 해체가 돼


다른사람들에게 KB가 어떻게 비춰질지는 모르겠어

하지만 적어도 고양에서 KB는 우리에게 승격거부의 빅엿을 날리기도했지만 나름 고양에서 자리잡으며 지내다가 결국 해체 후 안양으로 이전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애증의 관계라고 해야하나

뭔가 좀 복잡해


내가 두서없이 글 쓰기는 했지만 이렇게 장황하게,  쓴 이유는 안양에서 LG가 민감한 만큼 고양에서 KB가 마찬가지로 민감한 기업이고 안양이 KB의 지원을 받는다고했을때 솔직히 의아하기도했고

또 그 지원을 받는 부분이 연고이전과 비슷하게 비춰져서 뭔가 씁쓸한 느낌이었어


KB가 떠난 후 보레아스도 공식적으로 활동을 하지않고 아직도 가슴아파하고있어


내가 쓴 글때문에 불쾌하게 느끼는 사람도 많이 있겠지만

솔직한 내 심정을 표현한 것이기에 조금 불쾌하더라도 이해해줘


안양도 얼른 KB색을 지워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