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가 우선이라는 사상

by roadcat posted May 06,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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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계방송만 되면 만사가 풀린다는 주장이 아마도 상당수 개축덕들에게서 퍼진 모양인데,

내 생각은 그렇지 않다.

애초에 중계방송이라는 것이 태동한 게 [표가 없어 직관하지 못한 불쌍한 중생들을 구제하기 위해] 시작한 것인데, 정 반대의 상황에서 이래 놓으니 아이러니컬하지 않은가.

그런 의미에서 개비오리그의 중계는 나름 설득력이 있다. 경기장 규모가 비교적 작은 편이라 예매가 아니면 좋은 자리에서 보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되어 있고, 주중경기도 매진 시키는 괴력을 선보이기까지 한다. 그에 비해 개리그는?

자.. 여기서 위에 적은 의견을 반박하기 위해 등장하는 논리가 있지. 바로, 중계가 붐을 타서 직관을 유도한다는 이야기여...근데, 이것도 쉽게 깰 수 있어. 옛날에 그렇게 중계를 해 댔는데 TV로 본 그들이 직관을 하디? 그런 붐이라면, 일주일에 두세경기씩 고정적으로 중계가 편성되던 시기에 형성될 수 있는 거 아니냐...

사실 이렇게 중계가 우선인 것처럼 보이게 한 것은 이 땅의 프로스포츠가 시작된 이후로 중계를 접근한 태도가 잘못되어서 그런 거라 본다.

개비오리그는 창설 직후 MBC에서 고정적으로 편성하며 시작하고, 개리그는 KBS라는 우군을, 훨씬 뒤의 일이지만 개비엘은 SBS를 배후로 해서 중계를 [당연하게] 여기도록 각 스포츠 빠들의 버릇을 들여놨어.. 그래놓다보니, 지들이 직관을 가지 않더라도 중계를 보면 된다는 생각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되고, 그로 인해 경기장 가득 채우는 것보다 집에서 편하게 중계 보는 데에 혈안이 되어서 서로 이권 잡아 먹으려고 싸우는 형국이지.. 어휴..

다시 말하지만, 중계가 우선이 아니야. 우선되어야 할 건 느그네 팀 홈 경기장 매진 시키는 게 우선이야. 그게 되어야 방송국에도 씨알이 먹힌다니깐? 통천을 치거나 가변석을 깔거나 마케팅을 하거나. 이런 거를 해서라도 매진을 만들어야 해. "씨발 그럼 표 없어서 집 앞 경기장 경기도 못 보는데 중계 안 해주냐?"라는 항의가 가능해야 된다는 거다. 방송국 개새끼라고 하는데, 방송국 입장에선 "쟤네는 경기장 반의 반도 못 채우면서 중계 해 달란다. 그러고서 중계해 주면 시청률 시망" 이런 입장이니까 그걸 깰 노력부터 하고서 중계가 후행되어야 한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