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축구

황선홍 신인 시절 계약 vs 황희찬 신인 시절 계약

by 부산빠냥꾼 posted Dec 1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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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황선홍도 소싯적에 포철이랑 아마계약 맺어놓고 독일 유학간다했던 사건과 관련해서 한국축구계를 뒤집어놓을 정도로

입방아에 오른적이 있긴 했지만 그거랑 황희찬 건은 완전히 다르고, 희찬이 건은 다른 의미로

한국축구계를 뒤집어놓을 수도 있는 잠재적 폭탄이 되버린 상황이라, 황감독 입장에서는 옛 생각도 나고 여러모로 씁쓸할듯.

 

 

그렇다면 91년부터 92년까지 장장 2년동안 계속된 황선홍 계약파동과 황희찬의 계약 파동(?)은 어떻게 다른가? ..

비교하자면 이래..

 

먼저 황선홍의 경우를 볼게.

 

원래 황선홍과 포항제철의 인연은 1988년까지 거슬러 올라가. 당시 이회택 국가대표 감독은 당시 건국대 소속 무명의 축구 선수였던 황선홍을 아시안컵 본선 대표팀에 발탁시켰는데, 이 대회에서 황선홍은 A매치 데뷔전을 치루었고, 데뷔전 경기에서 (그것도 일본을 상대로!) 1골 1도움을 기록하는등 대활약을 펼치며 한국팀을 아시안컵 준우승으로 이끌었어.. 말 그대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던 셈이지.

 

그런데 이회택이 누구야? 뼛속까지 포철맨인 사람이니까.. 당연히 자기 덕에 스타가 된 황선홍과 포철 간의 다리를 놓아주었지. 그리고 이 때부터 포철은 황선홍 선수에게 각종 지원을 몰아주면서, (나중에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미 대학 시절에 계약금도 미리 준 상황이었다나..) 아래와 같은 사탕발림으로 살살 꼬드기기 시작해. (이건 홍명보에게도 마찬가지였어.)

 

 

'어차피 몇 년 내로 드래프트 폐지될거야. 그러니까 딴데 가지말고 나중에 우리랑 좋은 조건에 꼭 계약하는거다 ㅇㅋ?'

 

 

근데 황선홍은 91년 졸업예정자라, 91년 드래프트에 참가해야만 하는 상황이었지. 그리고 90 프로축구대회 꼴찌팀은 일화 천마

가 확정적 이었던 상황.. 까딱하다간 박빳따 밑으로 들어가게될 상황이었던거야. 결국 황선홍하고 홍명보는 (믿는 구석이 있었으니까) 드래프트 참가신청 포기를 선언해.

 

하지만 이대로라면 학교는 졸업해야하고 소속팀은 없고 붕뜨는 상황이었는데, 이 때 포철이 손을 쓰게되지. 바로 황과 홍, 2명을 포철 아마축구팀 (지금으로 치면 포항 2군이지..)에 입단시킨 뒤, 독일 축구유학을 보내기로 한거야. 아마축구팀에서 3년 이상 뛴 선수는 1군 무대에 뛸 수있다는 예외규정이 있었거든. 즉, 3년동안 포항 2군에 등록시켜놓고 축구유학 보내놨다가 3년 지나고 포항 1군에 올려서 써먹겠다는 얘기였지.  하지만 다른 구단들이 이걸 가만히 놔둘리가 있나. 엄청나게 항의를 해댔어. 포철 측은 그냥 씹었지만..

 

그리고 1991년 1월 황선홍과 홍명보는 계약금 1억, 연봉 3,600만원에 포철 아마축구단과 계약한 뒤 황선홍은 부페르탈로 유학을 가게돼. (홍명보는 당시 6개월 방위병 신분이었던지라, 전역하는대로 황선홍을 따라갈 예정이었음) 당시 프로축구팀 1순위 계약금 최고상한선이 3,000만원, 연봉 상한이 1,880만원이었는데 황과 홍, 그리고 포철은 이걸 우습게 만들어버린 셈이야.

 

그럭저럭 91년 1월의 소동을 뒤로 하고, 시간이 흘러 1991년 겨울.. 이번에는 김병수, 서정원, 김정혁 등 스타급 플레이어들을 놓고 또 한번 소동이 일어나게돼. 포철 측은 김병수를 황과 홍 때와 똑같이 포철 아마축구팀에 입단시키려 했고, 대우 로얄즈도 김정혁을 포철이 했던 방식과 동일하게 대우 아마팀에 입단시키려 하였고, 서정원과 LG 치타스도 계약금으로 1.5를 불렀다더라는 얘기가 들릴 정도로 시끌시끌한 상황이었지. 드래프트의 연봉, 계약금 상한 규정은 이미 아무도 지키지 않는게 되어버렸던거야.

 

결국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었는지, 포철, 대우, LG는 문제가 된 홍명보, 황선홍, 김정혁, 서정원 모두 다가오는 드래프트에 참가시키기로 하고, (단 독일에서 잘 뛰고있었던 황선홍은 92년 드래프트가 아닌 이듬해인 93년 드래프트에 참가시키기로 합의함) 포철은 홍명보, 대우는 김정혁, LG는 서정원을 지명하기로 합의를 봤다고 해. 서로 원하는 선수 드래프트로 데려가고,  딴 팀이 입도선매한 선수를 밑장빼가기 없기로, 한마디로 짜고치는 고스톱 한 판 벌이기로 한거지. 근데 부자구단들이 규정 위반해가며 돈질하던거에서 소외되었던 유공이 홍명보를, 일화가 김정혁을 데려갔네..?

 

그래서 포철은 선수 3명을 떼주고 홍명보를 데려오고, 대우는 신태용을 비롯해 선수 2명을 떼주고 하면서 기어코 자기네들이 원하던 선수를 데려오는데 성공하고야 말았어.

 

말 그대로 개판이었지 뭐..

 

그럼 황선홍은?

 

황선홍은 93년 드래프트를 신청했고, 당시 창단 구단이었던 완산 푸마가 황을 지명해갔지만 포철이 그동안 들인 공이 얼마인데 가만히 있을리 있나.. 무려 8명의 선수를 내주고 (표면적으로는 1:4 트레이드였지만, 비슷한 시기 포항 2군에서 뛰던 4명의 선수가 아무 조건없이 완산 푸마로 넘어갔기 때문에 보통 1:8 트레이드로 기억하고 있음) 황선홍을 기어코 데려오는데 성공하게돼

 

 

헥헥.. 간단히 쓸라했는데, 워낙 예전에 돌아가던게 개판이어서 열라 길게 썻다.

 

아무튼 황선홍의 경우는

 

'황선홍을 너무 탐낸 포철이 무리수를 마구 날리며, 황선홍을 데려올라고 한거고, 그 와중에 황선홍 선수는 계약금도 연봉도

후하게 받고, 당시 아무나 가지 못했던 유럽 축구유학까지 구단의 지원으로 잘 다녀왔던 사례' 인거고..

 

 

황희찬의 경우는?

 

그딴거 없이 구단이 지원해왔던 것, 앞으로 해줄지도 모르는것 모두 걷어차고 오로지 내 목표는 유럽! 하면서 제가 갈 길 가버린거지 뭐.

 

 

난 황희찬이가 대체 뭐가 아쉬워서 저런 결정을 했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가 안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