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축구

어제 수원 경기 보고 느낀점.

by 홍군 posted Oct 06,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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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어제 이긴건 상대 측면 봉쇄 + 체력적 우위. 이게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결과라 생각함.


수원의 공격은 대부분 로저, 산토스, 고차원 세 선수의 연계플레이로만 이뤄졌는데.. 고차원이 수비가담에 집중하기보단 힘을 비축해뒀다가 공격 작업 때 폭발시키는 모습를 자주 보여줬고, 전반전에 이게 몇 번 먹혀들어가면서 위협적인 찬스도 몇 번 만들어냈음.

반대쪽의 염기훈은 공격보단 수비에 집중했지. 서울은 고요한, 에스쿠데로, 차두리를 활용한 오른쪽 공격이 위협적인데, 이걸 막기 위해 권창훈과 염기훈이 각각 고요한, 차두리를 마크하는 형태의 수비를 보여줌. 홍철은 염기훈의 커버가 늦은 상황이 아니면 차두리를 막기보단 중앙으로 파고드는 에스쿠데로, 에벨톤을 마크하는데 집중했는데 이게 가능했던건 수비 상황에서 염기훈이 터치라인에 딱 붙어있는 차두리를 마크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 뭐 그렇게 말할수 있게쓰요.


권창훈도 평소보다 수비에 힘을 많이 쏟는 모습을 보여줬고, 특히 하프라인 부근에서 고요한이 공을 잡으면 계속해서 압박을 넣어줬음. 권창훈의 압박이 김은선, 오범석처럼 벗겨내기 힘든 수준은 아니지만 고요한은 워낙 탈압박에 취약해서.. 여기에 시드니 원정을 다녀온 체력적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서울 오른쪽 공격은 그냥 지워져버림.


문제는 공격이었는데, 권창훈과 염기훈이 수비에서 힘을 다 빼버리니 정작 공격으로 나갈땐 볼처리가 늦거나 패스 세기 조절 안되서 뺏기는 경우가 허다했음. 특히 권창훈은 큰 경기란 부담까지 겹친건지 공격 나갈때 조금씩 잘못된 판단을 보여줘서 아쉬웠고. 하지만 21살의 프로 경력이 짧은 선수라는걸 감안하면 합격점을 줄만한 경기력이었음.

염기훈은 볼처리가 계속 늦어서 상대 압박에 갇히는 모습이 많았던게 아쉬웠지만, 서울 수비가 순간적으로 흐트러졌을 때 집중력 있는 크로스로 결승골 어시스트했으니 그걸로 끝임. 지금 수원에서 염기훈의 가치는 수비에서 홍철을 도와주는 모습 + 약간 템포가 처졌을 때 왼발로 한 방 먹이는 것. 이거면 충분하니까..


이제 스플릿 전까지 홈 경기 2번하고 전북 원정 남았는데.. 일단 홈 2연전이 엄청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함. 전남, 성남 모두 라인 내리고 측면을 활용한 역습 전술로 나올 것이고, 수원은 승점 3점 따려고 수비보단 공격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는데.. 올 시즌 수원은 이런 팀을 상대로 답답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이번에도 어려운 경기를 할 것으로 보임. 염기훈이나 권창훈이 수비 부담을 덜고 공격에만 집중하면 한층 날카로워질 순 있겠지만, 대신 수비 상황에서 위험한 장면을 많이 노출하겠지. 홈 2연전 잡으려면 산토스가 미치거나, 서정진 돌파가 먹히거나.... 난 특히 전남전이 걱정되는게, 전남 왼쪽이 현영민+안용우라... 어제 경기처럼 고차원이 무작정 공격만 할 순 없다는거지. 산토스가 터져주길 바라는 수 밖에 없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