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vs대전 시청기

by 오장은화이팅 posted Apr 2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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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도 떨어지고 날씨도 안 좋고 직관을 하지못하고 인터넷 생중계로 봤다.
내가 생각보다 대전의 경기력에 상당한 기대를 해서 그런지 대전 경기력면이 아쉬웠다. 냉정히 챌린지 평정하는 경기력은 아니라고 본다. 물론 대전이 못한다는 아니라 대전을 깨부수는 필승법이 부천이 보여줬다.

1. 공간을 주지 마라

부천은 최인창을 제외하고 역습상황이 아닌 이상 절대로 빠르게 공격전개를 하지 않았음. 하프라인 아래에 선수들을 다 몰아넣고 공간을 거의 내주지 않았지. 페널티 에어리어 제외하고 부천이 유일하게 내준 공간은 페널티에어리어에서 10m 지점 문전과 30m 지점 정도. 위협적인 슈팅이 나오는 지역에선 수비수들이 서서 공간을 점유하고 있다보니 대전 공격수들이 쉽사리 슈팅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아드리아노도 간헐적인 패스를 슈팅으로 전개했지만 정확도가 떨어졌고 김찬희 역시 안 보임. 개인 능력이 뛰어난 공격수들이 대전에 많다보니 공간을 내주는 건 곧바로 실점과 연결된다. 그래서 센터백으로 나선 정홍연이 경기내내 공간내주지말라고 소리치는 것 같더라. 물론 실점 상황 모두 집중력이 아쉬웠지. 분명히 내주지 않아도 될 상황이었는데 아무도 견제를 안하더라.

부천 수비의 집중력이 아쉬웠다. 최진한 감독도 나름대로 대전의 막강한 공격력을 대항하기위해 공간 점유를 대응책으로 내놓았는데 한순간의 집중력결여가 경기를 그르쳤다. 대전은 부천의 내려앉은 수비에 고전했지만 아드리아노의 살인적인 결정력과 임창우의 해결본능이 승리를 이끌었다. 자칫하면 연승이 막힐수도 있었는데 조진호 감독대행이 후반전을 앞두고 김찬희를 빼고 직선적인 돌파가 강점인 황지웅의 기용이 신의 한수. 황지웅이 일대일 돌파로 부천의 수비를 잘 흐뜨려놓더라고. 그리고 서명원. 근래 들어 고졸루키가 수비수 2~3명 따돌리고 유효슈팅 날리는 건 처음본다. 재능이 대단한 친구다. 김은중, 김찬희, 아드리아노, 황지웅 등 다양한 공격수들이 활약을 해 서명원이 집중견제를 피할 수 있다는 것도 득. 서명원을 막으면 아드리아노가 있고 아드리아노를 막으면 김찬희가 있고 김찬희를 막으면 황지웅이 있고 황지웅을 막으면 김은중이 똭! 이건뭐 공격력만 놓고보면 챌린지 깡패다.

2. 최인창

작년에 비해 제공권과 볼키핑능력이 향상된건 사실. 하지만 역시 발밑이 너무나 약하다. 그런데 제공권은 챌린지 최강. 장신으로만도 위협적이다. 골킥이나 세트피스에서 뒤로 넘겨주는 헤더는 알고도 못막는다. 정작 중요한건 부천 동료들도 못받아먹는다. 호드리고말곤 잡을 수 있는 선수가 없음. 머리는 확실히 위협적. 하석주 감독이 그랬잖아. 스테보가 골을 못넣어도 수비수들만 끌어줘도 된다고. 최인창이 딱 그런 모습. 머리에 볼을 맞추든 못 맞추든 수비수들이 다 최인창 쪽으로 몰린다. 그러면 김태영과 박재철 자리가 빈다. 부단히 연습해서 발밑만 좋아지면 충분히 무섭게 성장할 친구. 희망적인건 작년에 10경기 출전에 그치고 플레잉타임도 부족하고 제대로된 지도도 못받았을텐데 불과 1년만에 공중볼은 거의 극강이다. 이제 발밑만 키우면 된다. 부단한 연습만이 살길.

그런데 최인창의 기용은 부천 양날의 검. 정말 위력적인데 또 그거밖에 없음. 최인창 머리 호드리고 개인기량 말고 공격전술이 안보임. 나름대로 박재철과 김태영이 잘게잘게썰어가면서 공격울 전개하는데 손발이 아직도 안맞음. 이제승은 번뜩이는 재치가 돋보이는데 잔실수가 너무 많고. 송치훈이나 허건이 복귀해야한다. 단조로운공격패턴에서 벗어나서 다양한 공격전술을 활용하려면 창의성있는 송치훈이나 경기운영면에 합격점을 줄수있는 허건이 필요하다. 지금의 부천 공격은 최인창 일변도. 물론 최진한 감독도 이 문제를 잘알고있겠지..

3. 절망적인 수비, 희망적인 이유

챌린지 깡패 대전을 상대로 2실점으로 묶은거 희망적이다. 하지만 2실점모두 순간집중력저하로 이뤄졌다는 것은 절망적이다. 더욱이 경기 종료 직전 실점이 많다는 건 그만큼 선수들의 집중력이 막판으로 갈수록 흐릿하다는 거. 어린 선수들이 많다보니 분위기에 굉장히 휩쓸릴것으로 보이는데 이럴때일수록 정홍연 김태영 등 선참들의 힘이 절실하다. 정홍연은 내가 알기론 측면수비수인데 오늘 센터백으로 나와서 후배들 다독이면서 집중시키는 모습이 좋았다. 석동우가 어이없는 실수했을때 큰소리로 독려하고 머리 쓰다듬는 모습. 괜찮았음. 다만 걱정되는건 패배의식. 너무 오랫동안 승리하지못하다보니 패배에 익숙해질까봐 걱정이다.

코치 폭행사태와 구단 내외부적으로 힘든 시기일텐데. 어린 선수들이 승리로 단합했으면 좋겠다. 분명 부천은 최약체다. 하지만 오늘 1위 대전을 상대로 후반 막판까지 비등비등했다. 조금만 집중하고 한발 더 뛴다면 분명 첫승할거다. 절망적이긴 하지만 희망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