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K리그 리뷰, 팬이 이야기하는 2013 대전 시티즌

by BOT posted Dec 19, 201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3 K리그가 끝났다. 한편으론 재밌었고, 한편으론 아쉬운 점이 있었던 시즌이었다. 조금 늦은 시기지만, 축구공작소도 나름 2013 K리그 시즌 리뷰를 준비했다.

 

축구공작소는 K리그 각 구단의 팬들이 응원하는 팀의 이번 시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들어보기로 했다. 1년 동안 자신의 팀을 응원하며 경기를 지켜본 ‘전문가’들의 이야기가 지금부터 시작된다.

 

반갑다.

 

나도 반갑다. 이런 게 처음이라서 떨린다. 부들부들.

 

연약한 척 하지마라. 자기소개나 빨리 해주길 부탁한다.

 

인터뷰 대상에 대한 배려가 없어서 슬프다. 나는 대전을 지지하는 김보경이라고 한다. 그런데 질문에 대답을 할 때 욕을 사용해도 되는지 궁금하다.

 

물론이다.

 

고맙다.

 

2243293F52B2DF390C359D대전의 전통. 승리 세레모니 사진 ⓒ대전시티즌

 

천만하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팬의 입장으로 이번 시즌 총평 부탁한다.

 

시즌 초반에는 새로운 감독님이 오시고 선수단의 변화가 심해서 2%가 부족한 느낌을 줬다. 그래서 주구장창 지기만 했던 거 같다. 그런 상황이 계속 되니까 선수들의 자존감이 떨어지고 자연스레 순위싸움에서도 하위권으로 밀려났다.

 

혼자만의 싸움, 그런 느낌이었다. 다른 팀들은 아무도 우리를 라이벌로 생각하지 않았다 다들 대전은 강등된다고 일찌감치 확정지었다. 우리는 열심히 한다고 하는 건데… 외로웠다.(ㅠㅠ)

 

이번 시즌을 앞두고 케빈이 전북으로 이적하는 등 전력 이탈이 많았다. 솔직히 대전이 몇 위할 거라고 생각했는지 궁금하다.

 

이 정도까지는 전혀 예상을 못했다. 그러나 시즌 초반 삐걱대는 선수들을 보고는 10위 이하일 거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가 상주랑 승강 플레이오프를 할 줄 알았다. 그런데 경기할 기회도 안주더라. 하…….

 

225C014452B2DF820AF06B올 시즌 광주에서 대전으로 임대 온 주앙파울로 ⓒ베스트일레븐

 

인터뷰가 너무 우울하다. 긍정적인 주제로 넘어가자. 이번 시즌 가장 잘했던 선수는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단언컨대 주앙파울로다. 왜냐하면 내가 작년에 주앙파울로를 엄청 욕했다. 저 XX 뭔데 공을 저렇게 잘 차냐고. 너무 잘하고, 발이 엄청 빠른 선수다.

 

그런데 이번 시즌 우리 팀에 오더라. 역시나 잘했다. 워낙 빠르니까 공도 잘 차고, 골도 잘 넣었다.

 

반대로 가장 못한 선수. 길 가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으면 좋겠는 선수를 한명 뽑아보자.

 

익명으로 해도 되는가?

 

물론이다.

 

경기장에 여자 친구를 데리고 오는 선수들이 많다. 그 중 A모 선수가 있다. 우리가 계속 패배를 하면서 분위기가 좋지 않았을 때 일이다. 그 날도 경기를 졌는데 A모 선수는 웃으면서 여자 친구랑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자기 팀인데 너무 실망했다.

 

저런… 그런데 당신이 솔로라서 알콩달콩한 커플을 보고는 질투했던 거 아닌가?

 

나 남자친구 있는 여자다. 솔로는 당신 아닌가?

 

……. 인터뷰 할 땐 잡담하지 말자. 이번 시즌 대전은 계속해서 좋지 않은 경기를 하다가, 시즌후반에 들어서 엄청난 경기력을 선보였다. 그 걸 보면서 팬으로써 어떤 기분이 들었는지 궁금하다.

 

선수들이랑 같은 마음이었을 거 같다. 6연승 했을 때 우리 모두 한경기만 더, 한경기만 더 이기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잘하면 강등 권에서 빠져나갈 수 있었으니까.

 

한편으론 아쉽기도 했다. 처음부터 선수들이 정신 무장을 철저히 하고 경기에 임했으면 더 좋은 결과가 있었을 것 같다. 조진호 수석코치(현 감독대행)님이 시즌 마지막 경기 때 우리한테 죄송하다고 말하셨는데 조금 슬펐다.

 

조진호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으로 임명됐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이번에 6연승을 이끈 것도 조진호 감독대행님의 작품이다. 잘할 거라고 믿는다. 처음부터 이렇다, 저렇다 사족을 덧붙이면 우리만 더 불안하다.

 

이번 시즌 6연승은 우리한테 굉장히, 엄청나게 큰 힘이 됐다. 그러니까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그럼 이제 조금 민감한 주제로 넘어가겠다.

 

보경이는 왜 이렇게 사랑스럽나 그런 거 말인가?

 

…….

 

미안하다.

 

264BFF4152B2DFCD215B15시즌 마지막 홈 경기 플랜카드 ⓒ대전시티즌

 

죽음으로 사과를 대신했으면 좋겠다. 이번 시즌 첫 번째로 강등이 확정지었는데 심정이 어땠는지.

 

강등이 확정 된 뒤 열린 경기가 이번 시즌 마지막 경기였다. 처음엔 너무 슬펐다. 누가 자기 팀이 강등되는 걸 반기겠는가.

 

그런데 콜 리더님이 어차피 내년에도 우리는 여기서 응원할 건데 왜 우울해하냐고, 오늘도 다음시즌도 선수들을 위해 열심히 응원하자고 위로해주셨다. 그 말을 듣고 생각해보니까 강등된다고 달라지는 건 별로 없는 거 같았다. 대전을 사랑하는 내 마음은 강등되지 않으니까.

 

멋있다. 다음시즌에 바라는 점을 말하자면 어떤 것인가.

 

순위에 상관없이 선수들이 항상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강등됐다고 절대로 작아질 필요가 없다. 우린 다시 올라갈 거니까.

 

2641DA4552B2E0642F0DFD이쁜 김보경, 사랑스러운 김보경(사진 제공자의 요청) ⓒ김보경 제공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보경이 짱! 그리고 이호 선수 파이팅! 빨리 복귀해요 오빠. 오빠가 없으니까 수비진에 중심을 잡아 줄 선수가 없는 거 같아요. 그런데 이거 이호 선수한테 보내주는 건가?

 

우리가 무슨 힘이 있다고 이호 선수에게 보내주겠나.

 

그럼 꺼져.

 

알겠다. 그럼 이만 인터뷰를 마치도록 하겠다. 수고했다.

 

정리 = 정재영(spegod@naver.com)

인터뷰이 = 김보경(대전 시티즌 서포터)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원문출처 : http://kffactory.com/271

Articles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