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올드힙합] 절충 프로젝트 Vol 1 (2002)

by 반도 posted Nov 0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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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 DJ Skip과 마초(그래피티로 유명하셨던 분 있음)라는 분이 홍대 근처에 멀티샵을 열으셨었다


이 멀티샵이 훗날 한량사라 불리는 프로덕션의 전신이 되었고, 오픈 기념이라 해야 할지 뭐라 할지 아무튼 MC 메타를 필두로 뭉친 몇몇 이들이 작은 앨범을 하나 만들어 이 멀티샵에서만 판매했지


실질적으로 4곡 정도 밖에 안 실려 있던 이 앨범에서 실질적으로 제일 비중이 높다고 볼 수 있는게 이 곡



Verse 1 - MC Meta)

그 모든 일의 시작은 1995년 12월 불안한 미래를 벗어날 수 있다 믿으며 화를 식히던

희망에 찬 한 사내의 집에 그만 불이 붙어 외마디 길게 외친 밤에 슬픈 꿈이 죽어

물을 가져오지마 물을 가져오지마 불이 꺼지면 난 추워지니까 물을 가져오지마

완전히 미친 그의 눈을 들여다 본 사람들은 숨을 죽인 채 돌아봤지 잔인한 불의 춤을

몇 달이 지난 후에 그 사내는 갑갑한 방에 홀로 갇힌 채 어둠 속에서 악마만 찾네

고통은 내게 잊혀진 본성을 깨워 거짓된 내 영혼에 짐승의 상처를 새겨

상처는 진실했고 깊은 마음을 빌어 입을 열어 니 시작은 그곳이 아니었어 나를 믿어

거울 앞에 선 내 모습은 한 마리의 짐승 준비된 악행과 지옥같은 이승


Verse 2 - 현무 a.k.a 거북이)

공중에 붕 뜬 채 한 손에 꼬치 한 개 내 코 끝 그리고 발가락 더 붉게

매섭게 내 뺨을 내리치던 차갑던 밤 살짝 동전을 놓는 순간 

한편에선 내 일상동안 상상할 수 없던 한 장면 연출되고 있는 것 

집채만한 불 아니 집을 둘러싸고 있던 화려함 너무도 평범한 

내 모습 그대로 휘감쌀 정도로 순간 빨려 들어가고 그 앞에서 

낯선 남자 외쳐댔지 물을 가져오지 말라고 불이 꺼지면 춥다고

어떤 소리 어떤 느낌 가질 수 없던 축제는 막이 내리고 내 생각과 

멈췄던 시간은 다시 원점으로 내 생활 역시 다시 더 깊은 곳으로


Verse 3 - MC Meta)

방안에서 (끝내라) 그 소리를 쫓아 헤맨 끝에 (널 끌어내라) 고마워 내 끝에서 만난 

널 향한 내 숭배의 탑을 하나씩 쌓아올려 어젯밤 눈앞에서 태워버린 아이처럼

(사람이 사람을 믿는 건 죄악이라) 여긴 외눈박이가 살 수 없는 세상이라

(뱀같이 교활하지만, 새들처럼 높이 날지라 내 품안에 넣고 삭히라 뱉어낼 수 없는 피는 삼키라)

하나같이 가면만 만들다 가면 남은 건 지독한 사연 내 죄악의 축은 영겁의 악연

(껍질 속에 감춰진 니 지독한 본성을 맞췄지) 그래 말 그대로 악인이 갖춰진 양심 따위는 없으니 

행동한 것처럼 생각만 가지고 (뱃속에서 키워 나를 만난 것을 잊지 말고 계속해서 믿어)

어느덧 방안에 찬 내 뜨거운 삶의 기운을 만끽하며 더러운 거리로 내 짐승의 얼굴을 가린 가면


Verse 4 - 대팔 a.k.a Def Roy

질식의 방 일어날 수 없는 따스한 손길과 머리까지 차 오르는 뛰어오른 발악의 소리가 

창 밖의 저 멀리까지 나가지 못한 두려움 검게 탄 고기냄새와 함께 되돌아

(나와 함께 뛰어든 바베큐 파티) 후회하기엔 때는 이미 절정에 본심인지

사심인지 짐승의 소리는 너무나 격렬해 절대로 상쾌함에 물 붓지마

들어봐 나와 같이 세상을 참혹히 만들기 위해 내려진 혈맥 소리를 

떠날 준비가 되지 않은 건 문제가 되질 않으니 놀랄 뿐이니




덧붙여서 멀고 먼 훗날 메타옹이 불한당가에서 언급하는 AT 431이 바로 이 멀티샵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