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동환 기자= ‘부산, 대구, 울산, 경주의 버스를 모두 동원해 팬들을 수송하라!’
하나은행 FA컵 2013 결승전을 앞둔 포항스틸러스가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포항은 19일 전북과의 원정 경기를 통해 FA컵 최초 2회 연속 우승, 통산 4회 우승에 도전한다. 포항은 지난 9일 부터 홈페이지 등을 통해 포항에서 전주월드컵경기장까지 함께 원정 응원을 떠날 팬들을 모집했다.
입장료와 식비 등을 팬들이 직접 부담하는 원정 신청이었지만 포항 지역 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2,500여 명이 원정 응원에 동참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포항은 지역 운송업체와 포스코 자체 차량 등을 통해 전세버스를 미리 확보했지만 예상 수요를 넘겨 새롭게 버스를 섭외해야 했다.
하지만 가을철 관광 수요 탓에 포항 지역 운송업체가 보유한 버스는 이미 모두 예약이 끝난 상황. 인근 지역 업체도 알아봤지만 섭외가 여의치 않았다. 선착순 방식도 잠시 고려했지만, 팬들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장성환 사장이 직접 나섰다. 부산, 울산, 대구, 경주 등 인근 도시의 운송업체를 비롯한 각종 기관과 단체에 직접 전화를 돌렸다. 포스코 시절 섭외부장을 역임했던 실력이 발휘됐다.
사장까지 나서서 버스 섭외 작전을 펼치 포항은 결국 18일 오전까지 53대의 40인승 버스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원정 응원을 원하는 팬들을 모두 수송할 수 있게 됐다. 포항 홍보팀 고광성 사원은 “다양한 실무 경험을 쌓은 장성환 사장의 탁월한 리더십이 위기에서 빛났다”며 “자가용등 개인적으로 전주를 찾는 팬들까지 감안하면 3천여 명의 팬들이 전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장을 찾지 못하는 팬 여러분들도 멀리서 힘을 보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난 해 포항에 부임할 당시 장성환 사장은 “열린 가슴으로 52만 포항시민들의 의견을 경청하겠다”며 “신나는 경기, 재미있는 경기로 포항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게 중요하다. 창의적이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장 사장의 ‘팬 중심의 행동하는 리더십’은 지난 해 FA컵 우승의 결과로 이어졌고, 올 시즌 외국인 선수를 단 한 명도 보유하지 않고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포항과 전북의 FA컵 결승전은 19일 오후 1시 30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