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는 올해부터 드래프트의 점진적 폐지를 위해 자유계약 선수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올해는 팀 당 1명의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데, 수원이 선택한 선수는 동국대학교 출신의 추평강 입니다. ‘블루윙즈 기자단’은 첫 인터뷰의 주인공인 추평강을 만나기 위해 클럽하우스로 향했습니다. 그동안 사진으로 겉모습만 보았을 때 느껴지는 강한 이미지와는 다르게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그의 세심한 속 마음을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올해 단 한명만 영입가능한 자유계약제에서 선수라면 누구나 입단하고 싶어하는 수원이 선택한 단 한 명인데, 자신이 생각하는 수원이 추평강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 글쎄요…(웃음) 일단은 큰 키에서 나오는 제공권이 우수하고, 파워풀한 바디? 수비적인 부분에 있어서 신체조건이 유리해서 그렇지 않을까요…? 제가 뽑은게 아니라…(웃음)
GS에서 영입제의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수원을 선택한 이유는요?
- 굳이 GS라기 보다는… 몇 군데 얘기는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확실하게 제의가 왔던 팀이 수원이었어요. (자신이 팀을 최종적으로 원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렇죠. 다른 팀에 가서 제가 경기에 출전해 뛰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원이라는 팀이 한국 최고의 프로팀인데, 여기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잖아요, 배울 점도 많았다고 생각했고, 선의의 경쟁을 통해서 주전자리를 꿰차고 싶은 욕심도 있었어요.
‘추평강’ 이라는 이름의 뜻은 무엇인가요?
- 교회에서 목사님이 지어주셨어요. 평평할 평에 평안할 강.
축구를 시작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 제가 어릴 적부터 TV를 보거나, 처음부터 그냥 축구가 좋아서 막연히 ‘축구선수가 될 거야’ 하지는 않았어요. 초등학교 4학년 때, 제 친구가 서울에서 축구를 그만두고 내려왔었는데, 서울에 계신 감독님께서 저희 초등학교에 괜찮은 친구들이 있나 보러 오셨어요. 그렇게 우연한 기회에 감독님 눈에 띄게 된 거죠. (어릴 적에도 지금처럼 체격이 좋았는지요?) 아니요. 엄청 작았어요. 왜소하고. 근데 운동신경이 있다고 보셨나 봐요. 그래서 축구 할 생각 있냐고 물어 보시길래..(웃음) 그 기회로 축구를 시작하게 됐어요.
축구를 하면서 왔던 슬럼프가 있었는지? 혹은, 가장 힘들었던 기억이나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자신이 생각하는 리즈 시절?)
- 중학교 3학년 때요. 방금 말씀 드렸지만 성장도 더디고, 몸도 약해서.. 중3정도면 어느 정도 외적으로 나오는 부분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점도 없었고.. 장점이 없다고 해야 하나? 돋보일 수 있는 부분이 없어서 많이 힘들었죠. 그런데 고등학교 진학하면서 키가 엄청 컸어요. 리즈라고 생각하는 시절은 대학교 가서는 정말 열심히 했어요. 신입생 때는 하루에 4번 운동을 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달린 기억밖에 나지 않아요.(웃음)
모교에 장학금전달,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 가장 큰 이유는 동국대학교 출신 프로선수들이 있지만 그리 많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대학교 재학중인 친구들 중에서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축구에 집중 할 수 없는 친구들이 있는데, 그 친구들에게 공차는 데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고 싶었어요.. 아버지께서 축구부 학부모 회장을 하셔서 졸업한 선배님들, 부모님들께도 연락해서 도와주자고 뜻을 모아서 전달하게 됐죠.
장학금 전달 뿐 아니라 우승, 주장, 득점왕, U대표 등 멋진 대학생활의 경험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다른 선수들보다 모교에 대한 애정이 다르신 것 같은데, 대학생활 중에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 있어요! 있어요!(웃음) 저희 대학교 감독님이 선수들과의 미팅을 굉장히 좋아하세요. 또 오래하시기도 하고요. 감독님께서 살아오신 인생이야기라든지 ‘어떻게 해라’라는 축구 외적인 부분까지 신경을 많이 써주셨어요. 대학교 4학년 때. 4월쯤에 시합을 몇 경기 연속으로 졌었어요. 그 이후에 FA컵을 포천시민구단과 붙게 됐었는데 그때도 아쉽게 또 진 거에요. 그런데 다음날 감독님께서 머리를 1mm정도로 자르고 오신 거에요. 연세도 적지 않으신데(웃음) 그리고 그날 미팅을 5시간 동안 했어요.. 밥도 안 먹고요(웃음) 그리고 3시간 정도 얘기하시다가 감독님께서 이제 너희들끼리 문제가 뭔지 이야기를 해보라고 하셔서 그렇게 얘기를 끝내고 올라왔는데. 그때 코치님께서 오시더니 감독님 저렇게 머리 깎으셨는데 머리 어떻게 할거냐고. 제가 이렇게 강하게 보여도 의견수렴 해서 다수결로 하는 편이거든요(웃음) 그래서 후배들이랑 동기들을 불러서 의견을 모았는데 결국 머리 자르지 말고 열심히 해 보는 걸로 됐었죠
다행히 그 다음 경기부터 잘 풀려서.. 결국 머리를 자르지 않았어요(웃음) 저희 감독님께서 정신력을 나타내는 일환으로 머리를 짧게 자르시는걸 좋아하세요. 저는 상관없었는데 아무래도 대학생 때는 그런 부분에 민감하기도 하고.. 그렇잖아요. 대학시절의 에피소드 하니까 그 기억이 나네요.
대학시절 최전방 공격수에서 뛰다가 프로데뷔 후 수비형 미드필더로 포지션 변경을 한다고 하던데 혹시 이번 전지훈련에서 배운 것이 많았는지? 누구한테 많이 배웠는지? (개인적으로 공격수가 익숙할 테지만, 수비형 미드필더만의 매력은 어떤 점이 있는지?
- 이병근, 최성용 코치님께서 현역시절도 그렇고 수비담당이시다 보니까 기본적인 것부터 많이 가르쳐 주셨어요. 원래 배운 게 있지만 경기에 들어가서 제가 실수하는 부분. 부족한 부분에서부터 운동을 끝나고도 따로 가르쳐 주시고 이런 부분을 중점적으로 해라. 하셨죠.. (이런 부분이라 하면?) 스텝부분. 제가 덩치가 크고 키가 크다 보니까 잔 발이 빨라야 되고 돌아 뛰는 부분. 게임 뛰다가 그러거든요 헤딩상황이 오잖아요 이병근선생님이 그냥 뒤통수를 그냥 찍으라고(웃음) 그런 식으로 강하게 하라고.. 당연히 찍으면 안 되는 것을 알고 있고 또 제가 해석해서 해야 하잖아요. 그런 것 하나부터 작은 것 하나까지 많이 가르쳐 주세요. (따로 많이 배운 선수는 없었나요?) (홍)순학이형, (곽)희주형이요. 또 (정)성룡이형이랑 많이 친하거든요. 성격도 잘 맞아서요 되게 챙겨주시고 저도 많이 배우고 프로에 대한 부분을 잘 모르니까 하나부터 열까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세요. 축구뿐만 아니라 경기 외적인 요소들까지 지금도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수비수의 매력은 어떤 점인 것 같나요?
- 어시스트 부분이나 인터셉트해서 좋은 패스해서 3자가 골을 넣거나 하는 부분이요. 저는 대학교 때 부터.. 골 넣는거 보다 패스 해주는거 좋아해서 감독님께 많이 혼났어요 왜 자꾸 안 때리고(슛 안하고)내주냐고..(웃음) 어렸을 때부터 골 넣는거보다 어시스트 해주는걸 좋아했어요.
프로에 처음 왔을 때 다르다고 생각 한 것이 있나요?
- 훈련도 그렇지만. 코칭스텝 분들이 저희한테 대해주는 부분이 많이 달라요. 코치 선생님들이 실수하셨어도 아 죄송합니다. 하시면서 존댓말 해주시고 또 감독님께서도 실수 해도 괜찮다. 선수들한테 주눅들게 하지 말고 자신감 있게 해봐라 항상 그렇게 말씀하시거든요. 이런 부분이 다른 것 같고 또 좋은 것 같아요. 신세대시잖아요. 먼저 저희 마음들을 알고 그렇게 먼저 다가와 주시는 것 같아서 좋아요. 웃음소리도요.(웃음) 멀리 있어도 다 들릴 정도로 엄청 재미 있으시잖아요.
수원선수들 중에는 종종 특별한 세리머니를 보여주는 선수들이 많다. 스테보의 화살세레머니라던지, 라돈치치의 발로텔리 세리머니 등.. 즉흥적으로든, 계획적으로든 혹시 골을 넣으면 특별히 하고싶은 세레머니를 생각해 봤는지?
- 저는 춤 쪽으로(웃음) 아이돌쪽에.. 걸 그룹같은… (팬즈데이에 강북멋쟁이를 멋지게 소화했다고 하자)
아 그때 보셨어요?(웃음) 일본에서 중간중간 짬 내서 연습했었는데 춤이 쉬워서 많이 어렵진 않았어요. (음악감상 좋아하시는지?) 저 한국노래보다 외국노래 좋아해요. 팝이라든지 일렉트릭음악.. 클럽음악..? 스트레스를 풀 때 그런 음악을 많이 들으면서 풀게 되더라구요. (세레머니 기대를 해도 될지?) 그럼요! 아직 못 보여준게 많으니까요(웃음)
롤 모델이 레알 마드리드의 카카라고 하셨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 (웃음) 외모도 그렇겠지만. 저희 아버지께서도 강조를 많이 하시지만 생활 하는것이나 신앙적인 면에서나 자기관리나 딱 부러지는 생활을 하라고 말씀하시거든요. 카카선수가 AC밀란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 하고 나서 두 팀 간 경기를 했었는데 밀란 선수들이 다 웃으면서 반겨주고, 챙겨주고 인사하는 것을 봤을 때 카카가 밀란에 있었을 때 어느 정도로 중요한 인물이었는지 알 수 있었어요. 솔직히 인사 하지 않을 수도 있는거고, 보고 지나칠 수도 있는 거지만 그런 면에서 카카를 많이 닮고 싶어요. 축구를 무조건 잘해서만이 아니라 인간 적인 면이라든지 축구 외적인 부분도 많이 배우고 싶죠.
개인적으로 듣고싶은 애칭, 혹은 들었던 별명중에 가장 기억에남는 별명?
- 저는 특별히 별명이 없었어요. 제가 드래프트에서 사진을 찍고 보니까 케이윌을 많이 닮았다고 하시더라구요(웃음) 황정민씨 닮았다는 소리도 들었고.. 딱히 별명은 없었어요 그냥 이름 들었을 때 생각되는 평강공주라고도 하지 않았고(웃음) (그럼 저희가 공모를 한번 해볼까요? 원하시는 방향이 있으신가요?) 아 정말요? 그냥..뭐 평강공주 이런 거 하시지 않으실까요? (아니요. 팬분들 센스 대단하시거든요. 세련되게 지어드릴거에요) 네 기대하겠습니다.(웃음)
이상형이 있다면? 이상형에 가까운 걸 그룹 or 배우중 누구?
- 저는 김희애씨나 이영애씨.. (의외라는 표정을 짓자) (고민하더니) 한지민씨 좋아해요(웃음) 왜냐하면 얼굴도 이쁘시지만 기부하거나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 이런 부분에서 좋아 보였어요. 사실 요즘… 연예인들 보면.. 많잖아요.. 그런거.. (?) 옛날 과 얼굴이 달라진… (웃음)
혹시 축구를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요?
- 운동 했었을 것 같아요.. 축구 하기 전에도 태권도 했었고.. 개인종목이든 구기종목이든 가리지 않고 뭐 탁구 테니스 배드민턴…등등 (따로 여가시간에 하는 운동이 있는지?) 여가시간에는 탁구를 많이 쳐요.. 일본 가서도 탁구 많이 치는데 마트털기라고(웃음) (오)장은이형, (정)성룡이형 등 다 이겼거든요. 이병근코치님과도 게임 했었는데 계속 이겼더니 어제도 방에 오셔서 탁구 한번 쳐야지? 하시더라구요(웃음) (진 적은 없으신지?) 핑팡한테 졌어요 (이름이 핑팡이라서 그런가봐요) 예 저희끼리도 그랬어요(웃음) 핑팡 선수가 잘 치더라구요…
자신이 생각하는 10년후 추평강은 어떤 모습일지요?
- 지금 코칭스텝분들과 다 함께 우승을 해보고 싶어요. 리그든 FA컵이든 AFC든… 후배들이나 선배님들한테 인정받는 선수가 되고 싶고요. 10년이나 프로에서 선수생활을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지금 형들도 자기관리 하는 것 등등 보면 와.. 놀랍고 저도 자기관리 잘해서 인정받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언젠가는 EPL에서 뛰고 싶다는 꿈을 밝혔는데, 자신이 가장 가고 싶은 팀은요?
- 수비수는 가기가 힘들잖아요. 그래도 한 번 경험하고 싶은 꿈이 있죠. (원하는팀은?) 맨유를 좋아해요. 팀이 워낙 강하고, 2군 스쿼드로 나와도 지지 않는 경기를 하니까요. 경기보면 퍼거슨감독도 그렇고 선수들도 그렇고 어떻게 하는 방법이라던지 대처를 하니까 어렸을 때부터 커가면서 배우는 것들이잖아요. 그런 모습들도 많이 보면서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올해 추평강선수의 개인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 우선 골과 도움도 중요하지만, 팀이 우승했으면 좋겠어요. 팬분들한테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정도로요. 제 개인목표도 중요하지만 팀이 먼저니까. 잘 됐으면 좋겠어요. (우승)하나만 했으면 좋겠어요.. 성과가 있었으면 좋겠어요(웃음)
추평강에게 수원이란?
- 제가 11살 때부터 축구를 했는데 여기까지 오려고 한 것이 잖아요. 어떻게 보면 이제 다시 처음부터 초심으로 돌아가서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프로가 된 거죠. 그리고 큰 명문구단으로 왔고요. 처음 수원으로 들어오기 전에도 설레고 어떤 팀일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면서 잠도 설치고 그랬었어요. 막상 와서 팬즈데이도 하고 팬 분들과 만나고 겪어 보니까 와.. 장난아니구나. 이게 수원이구나.. 했어요. 팬 분들도 그렇고 엄청난 관심이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관심 속에는 또 좋은 것도, 그게 너무 크다 보니까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을 거지만 그런 것들도 관심을 주셔서 그런거라 생각하고 있어요. 항상 조심할 부분도 있고. 프로는 그런 것이라고 생각해요. 연예인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공인이라 생각하다 보니 앞으로 여러모로 노력 해야 할 부분이 많은, 그렇지만 잘 해 나갈 자신이 있는 팀 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원의 팬분 들께 하고 싶은말이 있다면? (각오나 다짐)
- 제가 인상이 좀 무섭잖아요.(웃음) 근데 겉모습과 다르게 재미있게 말도 하고, 얘기 하는 것 좋아하고, 카페가서 커피한잔 마시면서 수다 떠는 것도 좋아하고요. 부모님께도 생신이 아니라도 편지 쓰는 것도 좋아하고. 세심한 부분이 많아요. 무서워하시지 마시고 먼저 다가오셔도 해치지 않습니다.(웃음)
추평강으로 3행시 한번 부탁드려도 될까요?
- (한참고민함) 이런건 생각 해본적이 없어서요(웃음)
추.천하고싶은남자.
평.탄하지 않은 삶을 살아온 추평강.
강.해지자!
이런 부분 하나하나가 힘든 것 같아요 프로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