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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 대신 가족 택한 하석주 전 전남 감독 인터뷰

by 범계역 posted Dec 24,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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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ilyo.co.kr/?ac=article_view&entry_id=105684


―감독직에서 물러날 결심은 언제부터 한 건가.  

“지난 5월에 결정했다. 어머니가 강원도 양양에서 혼자 지내시는데, 다리를 다치시는 바람에 거동이 불편하다. 이전에 어머님을 모셨던 큰형님 내외가 교통사고와 암으로 모두 돌아가셨다. 서울로 모시고 싶지만, 어머니는 절대 그곳을 떠나려 하지 않으셨다. 광양에서 어머님이 계시는 양양까지 가려면 차로 5시간 30분이 걸린다. 한 달에 한 번 찾아뵙는 것도 버거울 정도였다. 아내도 아파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갑상선암 판정을 받고 수술을 했지만, 모든 걸 혼자 감당해야 했다. 아들만 셋인데, 그중에서 중학교 1학년에 올라가는 막내가 축구를 시작했고, 쫓아다니면서 챙겨줘야 한다. 아픈 아내가 아이들을 챙기며 멀리 계시는 어머니까지 돌보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이렇듯 가족들이 힘들게 생활하는 걸 나 몰라라 할 수 없었다. 아들이, 남편이, 아빠가 필요한 가족들에게 내가 함께 있어줘야 했다. 그래서 광양을 떠나기로 한 것이다.” 

―구단에 미리 얘기를 했었나. 시즌 마치고 그만두는 것과 관련해서.  

“9월부터 사장님이 내년 준비 빨리 하자고 재촉하셨다. 그러면서 2년 재계약을 제안하셨고, 연봉도 지금 받고 있는 2억 5000만 원에서 1억 원을 더 인상해주겠다고 하시더라. 그렇게까지 배려하고 애써주시는데, 그만두겠다고 말하기가 정말 어려웠다. 나한테는 연봉 5억, 10억이 전혀 의미가 없는 상황이었다. 사장님께 어렵게 사퇴 의사를 밝혔더니 한 마디로 난리가 났다. 아무리 집안 사정을 설명해드려도 쉽게 납득하지 못하셨다. 나 같아도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웃음). 연봉을 1억이나 더 올리면서 2년 재계약하자고 나섰는데, 그걸 뿌리치고 그만두겠다고 말하는 사람이 제정신으로 보이겠나.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구단을 설득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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