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축구

솔직히 지금 수원은 암흑기라고 생각.

by 홍군 posted Jul 30,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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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선수등록기간도 끝났고.

결국 수원은 기존에 있던 외국인선수를 모두 내보내고 산토스 하나만으로 남은 시즌을 끌고 가게 되었음.


수차례 나온 기사들, 그리고 외국인선수를 대거 정리하고 있는걸 보면 삼성 그룹의 지원이 줄어들고 있다는걸 알 수 있는 것 같아. 사실 투입 대비 산출이 미미한 상황이기 때문에 어쩔수 없는 결과인거지. 애초에 K리그에서 금전적 수익이라는 산출물을 얻어내는건 불가능하고, 경영진이 원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해서 아예 산출물을 바라지 않고 무작정 밑 빠진 독에 물을 부을 정도로 기업이 만만한 조직이 아니라는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


삼성의 스포츠마케팅은 크게 보면 국내와 해외로 나뉘어있는데 전자는 프로구단 운영과 실업팀 운영이 있고 후자는 첼시 등 해외클럽 후원, 각종 국제대회(대표적으로 올림픽) 파트너쉽 등이 있는데. 산출물이 별로라고 생각하면 삼성 입장에선 당연히 후원을 안해버리지. 같은 AFC 주관 대회인 월드컵 지역예선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삼성이 월드컵 지역예선은 후원하는데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는 후원 안하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쉬울거 같아. 우리 같은 사람들이야 아챔이 훨씬 가치있다고 생각하겠지만 냉정하게 봤을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는 아직 성장기에도 접어들지 못한, 걸음마도 못 뗀 신생아 수준이지. 뭐, 이 얘기는 일단 여기서 끝내고.


수원 팬들은 이제 충분히 느끼게 됐을거야. 이제 더이상 수원 삼성은 예전처럼 마음만 먹으면 대형 선수를 곧잘 영입하고, 항상 외국인 쿼터를 꽉꽉 채워서 운영하는 팀이 아니게 된 것을. 2009년 전세계적인 경제 위축으로 인해 투자가 줄어들었을 때도 어쨌든 외국인 쿼터는 꽉꽉 채워왔던 팀이, 이제는 외국인 한명만 보유하고 있는 팀이 된거지. 그때와 지금이 다른건, 현재 삼성전자는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거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구단에 대한 투자를 줄인다는 것은, 그동안 축구단이 보여준 결과물이 경영진 입장에선 그리 만족하지 못한다는 반증이라고 생각해.


수원 구단이 낼 수 있는 결과물이 뭘까? 아무래도 프로구단이다보니 성적이 우선시 되겠지만 관중수, 브랜드이미지 기여 등 여러가지 측면이 있겠지. 그런 결과물을 내려고 도입한게 블루랄라 마케팅이라고 생각하는데, 연예인 시축을 그렇게나 많이 하고 하프타임 공연도 많이 한거 보면 분명 제법 많은 돈이 투입이 됐을거야. 근데 그게 큰 효과가 있었을까? 경영진의 마음에 드는 산출물을 얻어냈다면 올 시즌도 연예인 시축, 하프타임 공연 참 많이 했겠지.


인적자원, 즉 선수층 측면에서 살펴보자면 지금까지의 수원은 키워서 쓰는 팀은 절대 아니었지. 차범근감독 시절 신인 선수들에게 간헐적으로 기회를 주긴 했지만, 지금 그 선수들 중에 주전급까지 성장한 선수는 곽희주 말고는 전무한 상황. 삼성스포츠단 산하 구단중 가장 잘 나가는 라이온즈의 경우엔 2군에서 선수 육성이 꽤 잘되어있어서 누가 빠져도 바로 메울 수 있는 탄탄한 전력이 완성되어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당연히 그게 하루아침에 완성된건 아님. 진작에 선수를 적극적으로 키우는 정책을 선택했더라면, 투입 대비 산출이 지금보다는 효율적이었을 것이고, 삼성에서도 투자를 더 했으면 했지 줄이진 않았을거야.


결국 그러한 인적자원 육성이 지금까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투자가 줄어들게 되었으니, 수원은 분명 암흑기로 접어들게 될거야. 짧으면 올해, 길면 향후 3~4년간은 이런 상황이 지속되지 않을까 싶어. 결국 이 암흑기를 타개하는건 서정원감독의 손에 달려있는건데, 감독을 처음 해보기 때문에 막연히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는 없는 상황이지.


내년 예산이 줄어드는건 거의 확정적이지 않을까 싶은데, 선수영입 예산만 줄어드는게 아니라 마케팅예산도 줄어들거고.. 삼성의 스포츠마케팅은 점점 해외 쪽으로 많이 치우치고 있는 상황이 블루윙즈에겐 그리 좋은 상황은 아닐 것이고. 경영진이 바라는 산출물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인지하고, 더 많은 산출물을 뽑아내기 위해서 모든 사람이 노력해야 이 암흑기를 벗어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뻔한 얘기 정리도 안하고 쓰다보니 글이 좀 두서없는거 같은데, 어쨌든 지금이 위기이자 기회라고 난 생각한다. 여기서 완전 고꾸라질 수도 있는거고, 선수 육성 제대로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면 오히려 반등의 계기가 될 수도 있는거겠지. 진작에 그렇게 했으면 지금 좀 덜 힘들었을 것도 같은데..ㅎㅎ 사실 팬들이 할 수 있는거라곤 응원해주는게 전부인지라, 그냥 묵묵히 지켜보는게 지금으로썬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인듯. 올 하반기엔 축구 보면서 힘든 시간이 무척이나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다들 스트레스받지 말고 즐기길. ㅋㅋ